1. 배경
2023년 11월 말 현재, "홍콩H지수(HSCEI) 연계 ELS 손실"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3년 만에 반토막 홍콩H지수, 손실 눈덩이 공포... 회복 가능성은
3년 만에 반토막 홍콩H지수, 손실 눈덩이 공포... 회복 가능성은
2021년 1만2000선을 넘었던 홍콩H지수(HSCEI)가 현재 반토막 났다. 6000선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상품 규모 만 수조원대 달해 전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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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H지수 ELS’ 판매 은행 전수조사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HSCEI)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하는 은행 전수조사에 나섰다. 최근 H지수 ELS 대규모 손실이 임박하면서 금융 당국에서 긴급하게 실태 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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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기초자산 역할을 하던 HSCEI 지수가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21년 초 10,000~11,000pt를 기록하던 해당 지수는 현재 50% 가까이 하락해서 5,800pt를 보이고 있습니다.
3줄 선요약
- 2021년 투자한 HSCEI연계 ELS는 손실 가능성이 높아짐
- 8,000pt를 넘지 못하면, 해당 지수의 변동성은 높아질 가능성 있음
- 2024년 2분기 이후 새로운 투자 기회로 접근해 볼 수 있음
2. 스텝다운 ELS란?
생소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간단히 ELS가 무엇이고,
그 중에서 HSCEI 연계 ELS가 무엇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ELS는 Equity Ilnked Security의 약자로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을 말합니다.
이는 증권의 6가지 종류 중에 하나인 "파생결합증권"의 일종입니다. 이는 특정 주식이나 주식 지수와 같은 기초자산의 성과에 연동되어 그 수익이 결정됩니다.
ELS 중에서도 '스텝다운 ELS'는 대표적인 유형 중 하나입니다. 스텝다운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특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조기 상환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의 특정 수준은 최초기준가격의 일정 비율(예: 90%, 85% 등)로 설정됩니다. 만약 기초자산의 가격이 이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조기 상환되지 않고 투자 기간이 연장되며, 최종적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스텝다운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리스크와 수익이 결정되는 투자 상품입니다.
기초자산 및 구조로 활용되는 것은 다양한 것들이 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아래와 같이 정착 되었습니다.
아래 구조는 거의 대부분 금융위기 시절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수익상환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초자산은 지수형(S&P500, KOSPI2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
만기는 3년, 조기상환 6개월 주기
이후에 딱 한 차례 더 위기가 있었는데, 2015년에 발행했던 HSCEI 연계 ELS였습니다.
14,000pt를 기록했던 HSCEI는 이듬해 반토막 수준까지 갔다가
다행히도 2018년에 11,000pt를 기록하며 해당 ELS의 손실상환은 거의 발생하지 없었습니다.
ELS 관련된 내용을 보다보면 생소한 용어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KI(Knock-in, 낙인/넉인) 입니다.
KI은 KO(Knock-out) 의 반대말입니다. KO를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지 않나요?
권투에서 상대방이 쓰러지면, KO라는 용어를 씁니다.
KO가 쓰러지다/사라지다 라는 개념으로 본다면
KI은 생기다 라는 표현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스텝다운 ELS에서 KI은 바로 손실 조건이 생기는 조건 입니다.
(정확히 표현하는 풋옵션 매도 조건 발생 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면 KI(낙인)이 최초기준가격의 60%라고 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아 내가 처음 투자할 때,
HSCEI와 KOSPI200이 기초자산이었고
각각의 최초기준가격이 10,000pt와 300pt이었다면
둘 중에 하나라도 60% 그러니까 각각 하나라도 6,000pt과 180pt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있다면
손실조건이 발생한겁니다.
상품중에 no-KI(노낙인/노넉인)이라는 상품도 있습니다.
사실 이 이름은 혼란스럽게 지어놓은 원작자가 문제입니다.
no-KI이 아니고, 만기KI 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혼선을 피하기 위해 유러피안KI, 아메리칸KI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만기에만 손실상환 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 no-KI 상품과 KI 상품의 차이점 입니다.
그리고 no-KI 스텝다운의 경우, 일반적으로 손실상환여부를 체크하는 배리어와
만기 시, 수익상환하는 배리어를 동일하게 해 놓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상품 구조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해보세요.
3. 왜 은행들은 ELS를 그렇게 많이 팔았을까?
2000년대 초중반까지 금융상품 판매사(대표적으로 은행)를 대표하는 상품은 액티브 펀드였습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해외 주식형 펀드를 위시해서 이전에는 없던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금융판매사들의 정중앙에 자리잡았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은행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액티브 펀드 성과가 좋지도 않았고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설명하기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이후에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 ELS(은행에서는 이걸 ELT 또는 ELF로 판매)였습니다.
ELS를 펀드형태로 감싸서 만든 것이 ELF(...Fund)
ELS를 신탁형태로 감싸서 만든 것이 ELT(...Trust)
(은행에서는 법상으로 ELS를 직접판매할 수 없음)
액티브 펀드처럼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닌 운용자산인 기초자산은 "시장=주가지수" 이다보니 은행에서는 판매하기 쉬웠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기초자산에 대한 설명이 쉬웠구요.
2004년 경 스텝다운ELS가 처음 나온 이래로, 3년 만기 지수형 ELS는 손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어렵다던 2008년 금융위기도 눈부신 반등으로 수익상환하며 ELS의 전성기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대략 20년을 손실 발생이 없었고, 저금리 환경이 도래하면서 시대를 대표하는 금융상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부자들의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4. 진짜 처음 위기를 맞은 ELS 시장
2021년 1월부터 HSCEI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금액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했고,
내년 1월 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상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들 중 많은 부분이 만기 상환 과정에서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내년 상반기에 주로 만기상환이 몰려 있는데, 이 중에 이미 KI을 친 비중은 절반 수준이며
no-KI으로 분류되는 상품들은 대부분 손실 구간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5-1. 매도 압력은 계속 된다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HSCEI가 포함된 ELS는 2021년에 발행한 상품들 입니다.
이 때의 최초 가격은 상반기 기준 11,000pt~ 10,000pt 그리고 하반기 기준 10,000pt~8,500pt 입니다.
여기에서 마지막 행사가를 65%로 가정하면 상반기 기준 7,100~6,500pt 수준이 됩니다.
S&P500, KOSPI200 등 2개 지수 또는 3개 지수로 발행되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종가 관측이 "가장 낮은 기초자산" 기준이 됩니다.
또한 헤지하는 입장에서도 100% HSCEI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만기 시에는 모두 매도해야 합니다.
이는 잔존금액 대부분이 꾸준한 매도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5-2. 어정쩡하게 지수가 올라도 문제다
지금 (11월 29일 현재) HSCEI 지수 수준은 5,800pt 내외 입니다.
20%가 상승하면 7,000pt대
40%가 상승해야 8,000pt대가 됩니다.
50%는 상승해야 대부분 손실 없이 ELS가 만기 상환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간단히 ELS가 어떻게 헤지 운용이 되는 살펴 보겠습니다.
ELS 헤지운용은 "델타 헤지"라는 기법을 통해 헤지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스텝다운 ELS의 델타 헤지는,
수학모델을 통해 "델타"라는 값이 나오게 되는데요.
그 만큼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HSCEI가 0.33이 나오고 KOSPI200이 0.35이 나왔다고 가정하면,
100억원이 액면금액인 경우
HSCEI를 33억원어치, KOSPI200을 35억원어치를 매수해야 합니다.
주가가 올라가는 경우,(아래 그래프에서 X축 기준 우측으로 이동하는 경우)
기울기(=델타)는 감소하게 되고 주식은 점점 팔게 됩니다.
결국 이 ELS 델타 헤지라는 기법은,
저가 매수-고가 매도 라는 기법을 통해 쿠폰(고객 수익률)을 마련합니다.
이 곡선의 기울기(접선=1차 도함수)만큼 델타 라는 신호가 뜨고 그만큼 사고 있어야 합니다.
약간 어려울 순 있겠지만,
가로축은 주가
세로축은 손익 입니다.
변동성이 높으면 "저가 매수-고가 매도"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쿠폰(ELS 제시수익률)이 높다 로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위아래로 사고 팔면서 수익이 많으니까!
그래서 주가가 아주 많이 오르거나, 조기상환행사가격 한참 위에 있는 경우
헤지하는 쪽에서는 해당 자산의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다 매도를 해놓은 상황일테니까요.
그런데,
만기가 가까워지고
그 만기 행사가격과 기초자산가격이 그리 멀지 않은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가 매수-고가 매도" 로 신호가 나오던 포지션에서,
"고가 매수-저가 매도" 로 신호가 바뀌게 됩니다.
이는 오히려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헤지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워지고,
만기에 수익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배리어 구간에 가까워지면 내가 투자한 포지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사고 팔아야 하는 포지션이 나오는 것을 위와 같이 볼 수 있습니다.
100억원 액면금액의 상품인데도, 10배씩 매수/매도 하라는 시그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올라도 빠지는 것보단 낫지만, 많은 고민거리를 만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금융당국과 판매사 또한 고민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6. 투자 기회는 어디서 엿볼 수 있을까?
일단 불확실성의 증가와 손실 가능성을 둔 상태지만
신규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는 존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전에 HSCEI 지수가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 보겠습니다.
HSCEI, 즉 Hang Seng China Enterprises Index는 홍콩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 특히 H주로 알려진 기업들의 주식으로 구성된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중국 본토의 대형 기업들의 주식 성과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알리바바(IT), 텐센트(IT), 중국건설은행(금융), 차이나모바일(통신), 중국공상은행(금융) 등이 있습니다.
업종 구성만 보더라도 변동성이 다소 높은 지수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구성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단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시장 전망자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는 내년에 12%,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15% 각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와 같은 시나리오를 따른다고 가정하고, HSCEI는 다소 높은 상승을 가정하더라도
해당 구간(8,000pt 미만) 안에 있을 가능성은 높아보이며
그에 따라 높아지는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1분기는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며,
미상환 잔액이 감소하는 2분기부터 급격한 하락시에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 전에 급격한 반등으로 수익 상황이 되고 ELS 시장이 다시 부활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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